또 한 번, 쓰는 사람으로

2019. 5. 10. 23:37글쓰기 우당탕탕


병원에 갔다가 약을 짓고 막 약국을 나올 때였다. 지출 내용을 보려 핸드폰을 꺼냈을 때 웬 메일이 하나 와있는 걸 발견했다. ‘2019 겟어바웃 객원 에디터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본문엔 내가 겟어바웃 신규 에디터가 됐음을 알리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여행 사이트 겟어바웃에디터에 합격한 거다. ? 내가 된 거야? 그동안 공모전이며 대외활동이며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게 떠올랐다. 여기도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소심이가 되어 접수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지원서를 넣었던 것도. 시도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더 기뻤다. 꽉 막힌 코가 뻥 뚫린 느낌이었다. 됐다, 됐어! 나 다른 사이트에도 글 쓸 수 있다! 원고료도 더 받을 수 있다! 글을 쓰면서 돈을 벌고 싶은 나에게 또 하나의 길이 열린 셈이었다. 기뻤다.

나 하나를 책임지기엔 터무니없이 적은 돈이지만, 내 생활비의 일부를 원고료로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했다. 하고 싶은 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음에 더 감사했다. 작은 기회를 얻게 됐으니 성실히, 열심히 쓸 것을 이 공간에 약속한다. 그러다 보면 기회는 또 다른 기회를 불러오겠지. 어떤 글이 됐든 글을 쓰는 사람이 됐다고, 누군가가 나를 쓸 수 있는 사람이라 말해주어 고맙다. 내가 무언가를 써도 되는 사람이며 글이 또 한 번 나를 선택했다는 것에도 고맙고, 감사하다. 난 또 어딘가로 방향을 틀어 나아가기 시작했다.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지만, 항상 같은 마음으로 쓰고 읽고 또 다시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매일 뭔가를 쓰는 사람, 무엇이든 쓰는 사람, 이 말처럼 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