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가 없네요, 대기 1번입니다

2019. 5. 11. 23:53에세이 하루한편


5월부터 듣고자 했던 소설 강의는 듣지 못하게 됐다. 수많은 강의 중 내 수강 희망 1순위 강의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진행하는 강의다. 소설에 대한 의지에 가득 찼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꼭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강의였는데. 비싼 강의료에 손이 떨려서 결제를 누르지 못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경제적 부담이 컸다. 다음에. 자꾸만 신청을 미뤘다. 핑계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내가 이 강의를 들으면 소설 한 편을 쓸 수 있을까. 이것보단 다른 강의를 듣는 게 나을까. 작가가 예상과 달라 실망하면 어쩌지, 하는 것들이.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이라 얼굴을 마주하는 게 어려운 점도 있었다. 그렇게 우물쭈물하다가 강의 신청은 마감되었고, 대기 1번을 받았다. 막상 수업을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누군가 수강을 취소하길 기다렸다. 하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소설에 관한 어떤 강의라도 들어야겠다는 마음은 변치 않았으니 다른 강의를 찾아봤다. 두 개의 후보로 추렸다. 문제는 또 어떤 걸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였다. , 우유부단의 끝을 달리는 중이다. 하나는 소설 작법에 한 발자국 다가가는 수업이고 다른 하나는 고전 문학을 통한 소설 쓰기다. 빨리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수업을 들을 것이냐 천천히 가더라도 멀리 보는 수업을 들을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각 수업의 커리큘럼을 비교하고 수강 후기를 읽어봤다. 모두 평이 좋았다. 포털 사이트에 작가의 이름을 검색해보고 저서는 무엇인지 찾아봤다. 한 번도 읽어 본 적 없는 책이었다. 그래도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잘 모르겠어서 이 글을 다 쓰고 난 뒤에 수첩에 써가면서 비교 해볼 예정이다. 빨리 결정을 내려야겠다. 또 다시 대기 1번이 되고 싶지 않으니. 무엇보다 내 의지의 방해꾼에게 더 이상 양보 해줄 생각이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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