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2019. 6. 5. 23:44에세이 하루한편

 

길가에 핀 꽃이 예쁘다고 했다

그 꽃을 내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근데 이미 빙 둘러 와버렸네

우리는 꽃이 핀 길가에서 너무 멀리 가버렸다

무슨 꽃이냐 물었다

무궁화야

무궁화의 만남은 다음으로 미룬 채 걸었다

 

길가에 핀 꽃 하나 보았다

분홍색과 보라색이 섞여 있는

가로등 불빛에 빛나며 사람들 발길 속에 잠자코 있던

무궁화

무궁화야

이 꽃을 보여주고 싶었노라고 말하지 않아도 먼저 알아챘다

고운 빛깔이 말을 거는 것 같아서

꼭 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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