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군자는 아닙니다만
카페에서 만난 H와 서로의 근황을 하나둘 늘어놓았다. 대학원 졸업을 앞둔 H는 논문을 쓰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4월 중으로 졸업 논문을 완성하기 전 학회지에 투고를 목표로 논문 지도를 받고 있는데, 문제는 지도 교수님이 논문을 제대로 봐주지 않는다는 거였다. 엉뚱한 질문을 하고 수업을 제대로 이끌어가지 않으며 쓸데없는 요구를 하는 교수의 행동에 화가 나 보였다. 나는 묵묵히 이야기를 들었다. 그동안 대학원 생활에 잡음이 많았던 H는 요즘 학교에 잘 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주제는 빠르게 바뀌었다. 남자친구, 가족, 부모님, 새로 생긴 취미 등등. 이야기는 즐거움과 불안을 줄타기하며 이어졌다. 아, 나도 일을 해야 하긴 하는데. 너는 안 불안해? H가 물었다. 나? 나도 불안하지. 소속감이 화두가 되자..
2019. 4. 12.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