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 꿰기
여행기를 쓰고 나면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쓸 집중력이 사라진다. 여행기가 유독 잘 써지지 않는 날이라면 더 그렇다. 그럼 오늘 하루는 쉴까, 슬그머니 유혹의 말이 속삭인다. 눈도 뻐근하고 일찍 자고 싶잖아. 이거 쓴다고 뭐 크게 달라질 게 있겠어? 하나도 없어. 그냥 하루 넘어가는 것뿐이야. 오늘 못 썼으면 내일 쓰면 되지. 그렇다고 오늘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잖아. 가만히 듣고 있던 난 하긴 그렇지,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일 찰나 또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아냐, 그럴 순 없지 오늘 같은 날은 오늘밖에 없어. 오늘은 한 번뿐이니 오늘 느낀 건 꼭 지금 써야만 해. 안 그러면 쓰지 못할 거야. 오늘 미루다 보면 끝없이 늘어질 거야. 맞아. 난 겁이 많아서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사흘이 될까 무서워..
2019. 6. 21. 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