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걸음을 떼어서
나는 체념한 상태다. 가족들과 다른 생활패턴과 층간소음에 지칠 대로 지친 다음 단계였다. 사흘에 한 번 새벽에 퇴근하는 아빠와 새벽 5시 반이면 일어나는 엄마, 6시 반이면 시끄러운 윗집, 이 모든 것에. 잠귀가 밝아 작은 소리에도 깨는 나는 아빠가 퇴근하고 씻는 소리에, 벽을 타고 울리는 소변보는 소리나 물 내리는 화장실 소리에, 컹컹하고 짖는 강아지 소리에 괴로웠다. 그 외의 다양한 소음이 날 괴롭혔다. 셀 수 없이 많았다. 무엇보다 잠을 자지 못하는 게 힘들었다. 몇 시에 자든 새벽에 한 번씩 깨는 건 기본이요, 아빠가 잠든 새벽 3시가 넘어서 수면유도제를 먹고 간신히 자곤 했으니까. 그마저도 다른 소음으로 얼마 가지 못했다. 며칠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건지도 모를 정도였다. 새벽에 꼭 한 번..
2019. 5. 28. 2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