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살아보렵니다
이사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필요한 것들이 뭐가 있나 따져보고 사야 할 것들을 대충 추렸다. 자취는 돈이라더니 통장에서 출금을 기다리는 것들이 점점 늘어났다. 월세, 복비, 생활비, 공과금…. 혼자서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대학생 때는 나름 잘 살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왜 어렵게 느껴지는 걸까. 신경 쓸 게 한둘이 아니었다. 내 삶에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게 늘었다는 뜻이겠지.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내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단순하고도 소박한 소망이 이렇게 거창한 일이 될 줄은 몰랐다. 인터넷 설치 문제서부터 일에 대한 것까지, 정보를 찾기 바빴다. 일을 늘려야 했고 돈을 더 벌어야 했다. 구인 글을 찾고 이력서를 수정하고 지원하기 버튼을 눌렀다. 그냥 살던 대로 살 걸 그랬나. 머릿속에 질..
2019. 7. 8. 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