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으로 임명합니다
종강을 한 주 앞둔 목요일, 소설 수업은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었다. 강의실로 들어온 선생님은 첫인사로 입을 뗀 뒤 말했다. 다음 주면 수업이 끝나죠. 앞으로 내가 글을 쓸 사람이 될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예전엔 등단을 목적으로 글을 쓰려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장기적으로, 멀리 보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아니면 내 취미, 내가 좋아하는 일로 소설 쓰기를 남겨두면서 난 쓰는 사람보다 읽는 사람이 더 맞는구나, 분들도 있고요. 소설을 쓰면서 재밌기는 한데 재미보다 괴로움이 더 컸어, 또는 합평 날짜가 다가올수록 무섭고 압박감에 미치겠어! 이런 분들은 쓰는 사람보단 읽는 사람이 될 거야, 라고 하시면 돼요. 수업을 들으면서 아, 난 더 쓰지 말아야겠다, 깨닫는 분들도 분명 있거든요. 그 다음..
2019. 7. 4.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