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부재(不在)
다음 주부터 한 달간 8시간씩, 점심시간을 포함하면 9시간을 일에 매여 있을 생각을 하니 내 일상이 다르게 보인다. 외출이 선택이었던 그동안의 날들과는 잠시 안녕이다. 핸드폰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한 뒤 나쁨 수준이면, 또 굳이 나가야 할 일이 없으면 집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하루. 짧은 외출 뒤 집에 돌아와 뒹굴뒹굴하다 책을 읽고 밥을 챙겨 먹고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쉬는 하루. 물론 하루하루가 똑같아서 지루하거나 이렇게 살다가 내 청춘이 다 가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시간을 내 의지대로 쓸 수 있는 건 축복이다. 분명한 축복. 일하는 건 한 달일 뿐인데, 내 자유와 잠시 멀어져야 할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벌써 그리워질 정도다. 오후의 낮잠과 독서, 불을 다 꺼놓고 보던 영..
2019. 2. 20. 23:58